UX 설계 어디에서 출발할까?

그림 부터 그리고 있지 않는가? 충분한 재료 없이. image from pixabay

어떤 이가 내게 묻는다. “○ ○ ○ ○ 는 왜 그 프로젝트를 한 건가요?” 내 생각을 바로 이야기 하려다 잠시 멈췄다. 그러고 “검색을 해보세요”라고 답했다.

물고기를 주기 보다 잡는 법을 가르치겠다는 고상한 의도는 아니다. 내 생각이 맞을 수도 아닐 수도 있거니와. 스스로 필요해서 찾아 보지 않으면 소용이 없음을 알기 때문이다.

아래는 내가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거치는 과정이다. 그것이 폭포수이든 애자일이든.

그 회사의 업의 속성을 먼저 알아본다. 예를 들어 보험회사이면 ‘보험’이 무엇인지. 대개 간단한 검색만으로도 알 수 있다. 위키 사이트를 이용하면 좀 더 자세한 정보도 나오고, 짧은 경우 영문 위키 사이트를 찾아봐도 좋다. 개요부터 역사와 세부적인 분류까지 알 수 있다.

기본 속성을 파악했다면 최근의 이슈나 동향 자료를 찾아본다. 뉴스 검색만으로도 어떤 것이 관심사가 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산업동향이나 기술동향 자료의 경우 riss.kr 같은 학술연구정보 사이트도 도움이 된다.

회사의 홈페이지 등을 통해서 회사의 기본 정보를 찾아본다. 개요와 연혁, 현황 등을 알아볼 수 있다. 주요 제품이나 서비스를 확인할 수 있고 홍보자료나 공지사항 등을 통해 최신 소식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신년사나 창립기념일 등에 게시되는 자료들을 보면 주요 경영 현황에 대한 방향을 알 수 있다.

책으로 출판된 것이 있다면 읽어볼 필요가 있다. 대개 해당 회사에서 직접 관여를 하거나, 비공식적으로라도 협의를 거친 내용들이기에 회사의 문화나 추구하는 중장기적인 과제와 방향에 대해서 한번에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때로 경쟁사와 비교 자료도 얻을 수 있다.

뉴스를 다시 검색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신제품에 대한 것부터 업계의 이슈에 대한 회사의 대응 내용이나 이후 진행 방향을 알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경쟁사들의 동향도 알 수 있다. 뉴스 중에서는 경영진의 인터뷰 기사가 있다면 가능한 많이 찾아보면 좋다.

이쯤에서 RFP를 읽어보면 왜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는지 큰 그림은 맞춰볼 수 있다.

UX(사용자 경험)은 사용자가 회사, 제품, 서비스로부터 얻는 상호 작용의 모든 측면을 포함한다. 프로젝트는 UX를 향상시키기 위한 수많은 과제들의 집합체이다. 달을 보라고 손가락으로 가르켰더니 손가락만 보는 우를 범하지 않으려면. 사용자만 볼 것이 아니라 회사도, 제품도, 서비스도 그 본질부터 알아야 하지 않을까.

결국 Desk Research 단계에서 이런 조사 활동들이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

개인화, UX에 어떻게 담을 것인가?

자세히 보면 조금씩 다른 모습일지도 모른다. 개인화란 이런 것이 아닐까? image from pixabay

이 글은 ‘개인화, 맞춤서비스 메모‘의 후속이다. 여전히 예정된 프로젝트는 불확실하지만, 어느 곳에 가더라도 유사한 과제(개인화)는 있을 것이기에 계속 이어 본다.

앞서 ‘개인화’가 상품에 따라 어떤 효과가 있을 것인지에 대해 참고할 만한 자료로 논문 하나를 찾았고 길지 않은 분량이기에 금방 읽을 수 있었다. 해당 논문에서 원했던 결과를 찾을 수는 없었으나 탐구는 이어질 수 있었다. 본 글에서는 논문의 일부 내용을 인용하면서 해당 부분에서 이어진 사고의 흐름과 탐색 과정을 기록한다.

상품은 소비자가 상품을 경험(사용)하기 전에 상품의 품질이나 가격과 같은 특성을 알 수 있는지의 여부에 따라 경험재(experience goods)와 탐색재(search goods)로 구분된다. 경험재는 사용하기 전에는 특성을 잘 알 수 없는 상품을 의미하며 도서나 의료 서비스 등이 해당된다. 반면, 탐색재는 구매 전에 쉽게 특성을 알 수 있는 상품을 의미하며, 각종 소모품이나 컴퓨터와 같이 표준화된 제품이 예가 된다.

오프라인 매장과는 달리 전자상거래에서는 일반적으로 소비자가 직접 상품을 눈으로 확인하거나 만져보고 조작해 보기가 어렵다는 측면에서 상품에 대한 정보가 제한되는 측면이 있다. 이러한 전자상거래의 특성은 경험재와 탐색재의 구매에 있어서 각기 다른 정도의 영향을 가질 것이며 따라서, 상품 구매 상황에 있어서 인지된 개인화가 갖는 영향에 대해서도 다르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주. 전자상거래의 수용에서의 개인화의 역할에 대한 연구: 기술 수용 이론과 정보 프라이버시 이론의 통합. NRF KRM(Korean Research Memory), 2008.

경험재와 탐색재에 대한 정의는 이전에도 읽은 적이 있다. 주목한 것은 전자상거래(나아가 비대면 서비스 전반에 걸쳐)에 있어 이에 따라 개인화가 갖는 영향이 다르게 작용할 것이라 예상한 부분이다. 그러나 초록에서 밝힌 것과 달리 본문 내용에서 위 내용은 상세하게 다뤄지지 않는다.

이 부분에서 경험재와 탐색재에 대한 정의를 조금더 상세히 찾았다. 검색 등을 통해 대개 유사한 내용들이 반복되었고, 비대면 공간에서는 경험재가 상대적으로 더 판매가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리고 이를 보완하기 위한 방법들에 대한 논의도.

인터넷에서는 일반적으로 탐색재를 판매하는 것이 유리하다. 상품을 직접 만져보고 살 수 없는 쇼핑몰로서는 사진이나 텍스트를 통한 정보만으로도 충분히 그 제품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화장품이나 고추장처럼 경험을 하기 전에는 도저히 품질을 알 수 없는 제품을 아이템으로 한다면 도대체 그 품질을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인가?

https://ebizbooks.tistory.com/503

위 글에서는 ‘스타, 공신력 있는 기관, 대기업과의 제휴에 의한 브랜드 편승’의 3가지 방법과 ‘상세한 사진과 상품설명’을 중요한 대안으로 제시한다. 그런데 경험재는 구체적인 형상을 가진 상품 뿐만 아니라 금융상품과 같이 무형의 서비스도 대상이 될 수 있다. 이와 같은 경우에는 연상 되는 인물이나 (자연을 포함한) 장면 사진 등을 이용하거나 일러스트 이미지를 사용하기도 한다. 대개의 금융 프로젝트에서 상품 상세 화면을 제작하기 위한 디자이너들의 고충이 여기에서 시작된다.

논문에서는 경험재와 탐색재의 차이에 따른 개인화 영향도에 대해 자세히 다뤄지지 않지만 몇 번의 검색 과정을 거치면서 제시된 개인화 결과(추천상품 등)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결국 상품 정보에 대한 신뢰가 필요함을 알게 된다.

그런데 이 상품의 정보는 어느 단계에서 어떻게 제시되어야 할까? 다음을 읽으며 고민을 계속 한다.

개인화의 유형을 고려하고자 한다. 개인화의 유형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분류가 존재하지만 본 연구에서 적용하고자 하는 개인화의 유형은 Surprenant and Solomon(1987)이 제시한 과정의 개인화(process personalization)와 결과의 개인화 (outcome personalization)의 구분이다. 과정의 개인화는 상품에 대한 정보가 제공되고 구매자의 평가와 비교를 통한 선택이 이루어지는 구매 과정에 대해 개인화가 이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에 결과의 개인화는 구매자가 선택할 수 있는 상품들을 개인화된 메뉴의 형태로 제시하거나, 극단적인 경우 구매자의 선호에 가장 부합된다고 판단되는 하나의 상품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개인화 유형의 차이는 구매자가 전자상거래를 통한 구매과정에서 수행하는 역할과 노력의 차이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며, 따라서 인지된 개인화가 갖는 영향에 대해서도 다르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동주. 전자상거래의 수용에서의 개인화의 역할에 대한 연구: 기술 수용 이론과 정보 프라이버시 이론의 통합. NRF KRM(Korean Research Memory), 2008.

여기서 개인화는 ‘과정’과 ‘결과’로 유형을 분류하고 있다. 처음 이 부분에서 주목했던 것은 ‘유형의 차이에 따라 개인화가 갖는 영향에 대해서 다르게 작용할 것’이라는 가설이었는데 역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자세히 다뤄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과정’에서 재차 주목한 것은 ‘구매자의 평가와 비교를 통한 선택’이다. 이는 개인화가 일방적으로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 수용자의 의지가 개입될 수 있음을 말한다. 그리고 ‘추천상품’과 같은 극단적인 ‘결과의 개인화’에 치중하는 경향을 반성케 한다.

돌아보니 어쩌면 UX에서 개인화는 이미 정해진 상품을 화면 내 배치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용자에 의한 정보 수집과 선택의 과정(Process)을 위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UI 기획자의 틀을 벗어나 Product Designer가 되어야 할지도. 이에 대해서는 앞서 작성한 ‘나는 왜 프로토타입 툴을 쓰는가?‘에서 소개한 브런치글 을 참고)

그리고 다시 ‘데이터 기반 개인화 추천 (3/3): UX편‘을 훑어보니 흐름이 맞아 떨어진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더 정리를 해봐야겠다.

나는 왜 프로토타입 툴을 쓰는가?

언제나 Why? 를 먼저 생각한다. 그러니 힘들지만 차근차근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간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프로토타입(prototype)에 대한 정의에서 시작된다.

프로토타입(prototype)은 원래의 형태 또는 전형적인 예, 기초 또는 표준이다. 시제품이 나오기 전의 제품의 원형으로 개발검증과 양산 검증을 거쳐야 시제품이 될 수 있다. 프로토타입은 ‘정보시스템의 미완성 버전 또는 중요한 기능들이 포함되어 있는 시스템의 초기모델’이다. 이 프로토타입은 사용자의 모든 요구사항이 정확하게 반영할 때까지 계속해서 개선/보완 된다. 실제로 많은 애플리케이션들이 지속적인 프로토타입의 확장과 보강을 통해 최종 설계가 승인된다.

https://ko.wikipedia.org/wiki/프로토타입

나는 오랜 동안 SI 프로젝트에서 ‘기획자’로 일해왔다. 그동안 파워포인트로 설계서(스토리보드)를 작성하고 아래와 같은 과정을 거친 후에야 동작하는 실체를 볼 수 있었다.

  1. 디자인 – 그래픽 이미지로 제작되어 시각적인 확인은 되지만 브라우저(또는 앱)에서 어떻게 동작 될 지는 알 수 없다.
  2. 퍼블리싱 – 브라우저에서 화면 단위로 볼 수 있지만 연결될 화면을 하나씩 지정해 주는 것은 별도로 필요하다. 화면 연결과 효과는 별도로 정의를 해줘야 한다.
  3. 개발 – 실제 화면에 보여질 데이터를 연동하고 기능 요건까지 적용한 상태로 볼 수 있다.

내가 만들고 싶은 어떤 것(그것이 하나의 화면이든, 연속된 화면으로 이루어진 서비스 또는 기능, 그리고 이의 합체인 제품이든)이 구체화 되려면 이렇게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야 한다.

그리고 짠! 하고 보여주면 여기저기서 말들이 나온다.

“제가 생각한 것과 다른데요…”

이런 말 안 들으려면 프로토타입이 필요하다. 그런데 제한된 시간 내에 개선/보완을 통해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정확히 반영하려면 빨리 만들어야 한다. 디자인, 퍼블리싱을 기다릴 시간이 없다.

전통적인 워터폴 방식의 기획-디자인-퍼블-개발로 이어지는 단계적 접근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이제는 UI 기획자가 화면 디자인과 프로토타입까지 제작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이런 생각은 한 스타트업과 일을 준비하며 읽은 글(https://brunch.co.kr/@nyeric/29)이 참고가 되었다. 그리고 실제 원격에서 Figma를 이용해 화면을 디자인하고 개발자들과 논의하며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동안 즐거웠다.(이때의 경험으로 Framer에 대한 관심이 좀더 커졌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SI 프로젝트에서, 외부 접속이 차단된 환경의 문제로 실제 업무에서 사용해볼 기회는 제한적이겠지만. 가능한 계속해서 프로토타입 툴을 써보려고 한다. 계속 진화하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