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어려움

4370개의 글자를 쓰는데 11일이 걸렸다. 그나마 공백을 제외하면 3404이다. 하나의 프로젝트를 마치고 본사에 복귀한 후, 어차피 요청되어질 업무라는 것을 알기에 먼저 물었다. 써야 하냐고. 써달라고 그런다. 그래서 시작했다.  프로젝트 원고. 

처음도 아니고 이미 몇번의 경험이 있어 그냥 빨리 마무리 지으려 했다. 언제나처럼 대략 몇개의 키워드를 끄적이고, 순서를 정하고. 생각나는 대로 기계적인 타이핑을 한다. 그렇게 한줄 한줄 쓰다보면 초안이 나오고. 다시 몇번 읽으면서 퇴고를 거듭하다 보면 마무리를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잘 안된다. 그럴 수 있다. 억지로 하지 않으려고 미뤘다. 그리고 다시 끄적이기를 반복한다. 주말 동안 머리를 비워내면 괜찮겠지. 월요일이 되니 더 안써진다. 그렇게 며칠이 지난다. 이제는 고통이다. 일단 엉성하게라도 초안을 만들어 보려고 안간힘을 쓴다. 더 안된다. 

다시 주말이 지났다. 이젠 다른 것들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더 미뤘다간 큰일이다 싶다. 자리에서 일어나 옥상으로 올라가 한참을 서성인다. 

결국 알았다. 모르는데 아는 척 하려 했다는 것을.  1년 동안 한 일인데…

아는 만큼만 쓰기로 하고 내려왔다. 

주절주절 늘어 놓은 것들 정리하다 보면 또 쓰여지겠지.